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곳곳에서 스폰서 브랜드의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들이 점수를 기다리는 곳에는 파워에이드 로고가 새겨진 대형 쿨러가 놓여 있다. 아이스하키 페널티 박스에는 파란색 스포츠 음료 병이 쌓여 있고, 피겨스케이팅 '키스 앤 크라이' 구역의 티슈에도 브랜드가 박혀 있다.
올림픽은 전통적으로 경기장과 슬로프에서 광고를 배제해왔다. 하지만 밀라노 코르티나 대회에서는 스폰서들이 점점 더 경기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케팅 책임자 안-소피 부마르는 12일 "파트너들을 위한 기회를 계속 열어가고 있다"며 "스폰서 제품이 이제 더 광범위하게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프랑스 명품 기업 LVMH가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루이비통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노출한 이후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마케팅과 스폰서 컨설팅 업무를 해온 테렌스 번스는 AP통신에 "최대 파트너를 위한 TOP 프로그램에서 IOC가 더 큰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필요성과 욕구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TV 화면에도 제품 배치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스포츠와 비교하면 여전히 절제된 수준이지만, 경기장 내 관중들은 아나운서의 브랜드 멘트를 듣고 대형 스크린에서 로고를 본다.
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는 TV로 보면 NHL 팬들에게 익숙한 보드 광고가 없어 깨끗하고 비상업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장 안은 조금 다르다.
"코로나 세로 웨이브입니다!" 한산한 오후 경기에서 관중을 띄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아나운서가 무알코올 맥주 브랜드를 언급하며 외친다.
자동차 제조사는 '스텔란티스 프리즈 캠'으로 언급되고, 피리어드 사이 인터뷰는 밀라노 코르티나 조직위원회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스키웨어 브랜드 살로몬 덕분에 진행된다.
번스는 올림픽 경기장의 로고가 스폰서들에게 사기 진작 효과는 있지만, 대회 전년도에 펼치는 대규모 캠페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다고 본다.
"올림픽 주변 어딘가에서 자사 브랜드를 보는 것은 심리적인 '격려'라고 생각한다"며 "이해는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판매 증대에 도움이 되는지 보여달라"고 그는 말했다.
올림픽 헌장은 올림픽 경기장 내 모든 로고가 "예외적 기준"으로 승인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IOC는 점차 제한을 완화해왔다.
"올림픽 세계는 천천히 움직이며, 그래야 한다. 3000년 된 브랜드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번스는 설명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클린 베뉴' 정책이 워낙 엄격해서 IOC 직원들이 경기장 화장실의 핸드 드라이어까지 점검해 제조사 브랜드를 테이프로 가렸을 정도였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독일에서의 법적 이의 제기 이후 선수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개인 스폰서를 홍보하는 것에 대한 제한이 완화됐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메달이 루이비통 브랜드가 새겨진 상자에 담겨 시상대로 전달됐고, 선수들은 삼성이 제공하는 '올림픽 승리 셀피'용 휴대전화를 건네받았다. 이 새로운 전통은 밀라노 코르티나 대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부마르 IOC 마케팅 책임자는 "올림픽의 유산과 프레젠테이션의 독특함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인정했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은 스폰서십에서 새 장을 열 전망이다.
IOC는 시범 프로그램으로 처음으로 경기장 명명권 판매를 승인했다. 애너하임의 배구 경기장은 NHL 경기 때처럼 혼다 센터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컴캐스트는 임시 스쿼시 경기장에 자사 브랜드를 붙인다.
지금까지는 스폰서 이름이 붙은 경기장도 올림픽 기간에는 일반 명칭으로 바꿔야 했다. 런던의 O2 아레나는 2012년 농구와 체조 경기를 위해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가 됐고, 2024년에는 프랑스 축구 경기장 여러 곳이 새 이름을 받았다.
번스는 IOC가 LA 조직위원회로부터 추가적인 스폰서 친화적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올림픽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요청은 거부해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LA가 파리의 루이비통이나 시상대의 삼성 사례를 들여다보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다"고 번스는 말했다.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버는 것이 그들의 수탁 책임이다. 그래서 스폰서로부터 추가 수익을 창출할 모든 기회를 찾을 것이다. 프랜차이저로서 이를 보호하는 것이 IOC의 역할이다"고 그는 덧붙였다.
IOC의 TOP 프로그램은 지난 40년간 재정적 성공을 거뒀다. 밀라노 대회에는 11개 TOP 스폰서가 있으며, 파리 대회의 15개에서 정점을 찍은 후 줄었다.
2025년 수익은 현금과 서비스 기준 5억6000만달러(약 7840억원)로 2024년 8억7100만달러(약 1조2194억원)에서 소폭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