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이 자국의 주요 성소수자 인권 단체 '커밍아웃(Coming Out)'을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하고 활동을 금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법원은 비공개 심리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달 러시아 법무부가 제기한 비밀 소송에 따른 것이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 대법원이 2023년 국제 성소수자 운동을 극단주의로 판결한 이후 개별 단체가 지정된 첫 사례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사마라 지역 법원에는 다른 두 성소수자 단체를 상대로 한 유사한 소송이 계류 중이다. 러시아 정부는 4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통적 가족 가치를 강조하며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왔다. 성소수자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공식 문서상 성별 정정을 불법화했다. 2023년 대법원 판결 직후 러시아 경찰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의 게이 바와 클럽을 단속했다. 당국이 극단주의 상징으로 간주한 무지개 깃발 등 물품을 전시한 사람들에게는 벌금을 부과했다. '커밍아웃'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를 떠나 해외에서 전면적으로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 활동은 중단했지만 원격으로 심리적·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커밍아웃'은 온라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랫동안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보안을 강화해왔다"며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권리를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데니스 올레이니크 '커밍아웃'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 당국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최대한 취약하고 고립되게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판결로 러시아 내에서 단체의 콘텐츠를 공개적으로 공유하거나 기부금을 내는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성소수자 단체 '극단주의' 지정…탄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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