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이 소행성 충돌과 맞먹는 압력을 견뎌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매체 아이에프엘사이언스(IFLScience)는 3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팀이 극한 미생물을 활용해 행성 규모의 충돌 환경에서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칠레 고산 사막 지대에서 채취한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이 미생물은 화성과 유사한 극저온, 건조, 강한 방사선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특성을 지녔다.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 시 발생하는 동적 고압 상태를 구현해 미생물의 생존 여부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미생물은 1.4기가파스칼(GPa)의 압력에서 세포 손상 없이 대부분 살아남았다. 2.4GPa 환경에서는 세포막 파열 등 일부 내부 손상이 발생했지만 전체의 약 60%가 생존했다. 이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 바닥 압력인 0.1GPa의 수십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 연구는 지구의 생명체가 소행성에 실려 태양계 전역으로 퍼져나갔을 수 있다는 '범종설'(Panspermia) 가설에 힘을 싣는다. 릴리 자오(Lilly Zhao)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생명체가 행성 규모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고압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며 "문헌에서 관찰된 적 없는 놀라운 생존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케이티 라메시(Katie Ramesh)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자연이 극한 조건에 적응하는 방식은 놀랍고 생명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향후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를 대상으로 추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