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습에 영국이 불참하면서 미국과 영국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AP통신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이란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양국 관계가 긴장 상태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공습 불참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다른 국가들은 훌륭했지만 영국은 매우 달랐다"며 "양국 관계가 예전 같지 않아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영국은 당초 미국의 이란 공격을 위한 자국 기지 사용을 차단했다. 이후 스타머 총리는 잉글랜드와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에 있는 기지를 이란의 탄도미사일 및 저장소 타격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아크로티리 기지가 이란제 드론 공격을 받았음에도 영국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은 공격적인 행동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2일 영국 하원에 출석해 "영국의 모든 행동은 항상 합법적인 근거와 실행 가능한 계획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공습에 개입하지 않기로 한 우리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영국의 국익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나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하늘을 통한 정권 교체를 믿지 않는다고 밝히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양국 정상 간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타머 총리를 비롯한 유럽 지도자들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위협을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영국이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가 있는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한 협정을 비판했다.
이란 공습을 둘러싸고 유럽 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번 공습을 부당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공동 성명을 통해 공습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발사 능력을 파괴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는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내에서도 정치적 의견이 나뉜다.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는 국가 지원 테러에 맞서 필요한 조치를 하는 미국을 지지한다고 주장하며 스타머 총리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 도우티 영국 외무부 장관은 하원에서 "미국과의 관계는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양국 관계 위기설을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