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평화협정의 일환으로 유럽연합(EU) 조기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요 회원국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는 조건으로 2027년 EU 가입을 원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유럽의 주요 정치 체제에 편입시켜 번영과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지 못할 경우, 명확한 EU 가입 경로가 평화협정을 설득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EU 회원국들은 가입 절차를 단축하는 방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이 접촉한 8명의 유럽 외교관과 관리들은 조기 가입에 대한 회원국들의 불안감을 전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EU 회원국 지위를 먼저 얻을 경우 부패 척결 등 필수적인 개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타라스 카치카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회원국들의 우려를 해소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모니터링 시스템과 농업 보조금 수령 전 전환 기간 등의 안전장치를 제안했다. 카치카 부총리는 "유럽의 항구적이고 공정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가입 시기에 대한 정치적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EU 가입 절차는 수년이 걸리며 모든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비공개로 제도 개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요건만 충족하면 가입을 허용하되, 모든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자금 지원과 의사결정 참여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파격적인 조치에 대한 지지는 미미하다.

아나스타시아 포치움반 독일외교협회 연구원은 "여러 국가에서 포퓰리즘과 확장 반대 정당에 대한 지지가 커지면서 정부가 가입 절차를 가속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서유럽 관리는 "우크라이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고 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지난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가입 날짜를 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정식 가입보다는 단일 시장 접근권이나 에너지, 교통 등 특정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