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소비량을 유연하게 조절해 전력망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실증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3일(현지시간) 영국 내셔널그리드와 엔비디아 등이 공동으로 진행한 런던 데이터센터 전력 제어 시험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의 신호에 맞춰 작업 중단 없이 즉각적으로 전력 수요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실증 사업에서 데이터센터 운영진은 전력망 통제 신호를 받은 지 약 1분 만에 전력 사용량을 3분의 1가량 줄였다. 다른 현장 시험에서는 10시간 동안 전력 수요를 10%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AI 연산 작업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해 전력 공급이 일정하지 않아도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결과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 방식을 바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데이터센터는 최대 전력 수요를 기준으로 연결을 신청해왔다. 전력망 운영사는 이에 맞춰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야 했다. 이로 인해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접속 대기 시간이 10년을 넘기기도 했다.

데이터센터가 피크 시간대에 전력 사용을 줄이기로 합의하면 전력망 보강 필요성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스티브 스미스 내셔널그리드 파트너스 사장은 "고객을 2년 안에 전력망에 연결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번 시험은 그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 정부는 데이터센터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전력망 병목 현상과 막대한 인프라 확충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대규모 AI 시설이 단순히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것을 넘어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전력망 통합 방식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전력 유연성 확보가 데이터센터 가동을 앞당길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바룬 시바람 에메랄드 AI 최고경영자(CEO)는 "전력 확보 시간을 다투는 기업들에게 전력 사용량 조절은 빠른 전력망 접속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