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최근 보궐선거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지만 정작 당원들 사이에서는 자당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NORC 여론조사센터가 5~8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천1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 중 약 70%만이 자신이 속한 민주당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민주당원의 압도적 다수가 여전히 자당에 호의적이지만 과거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민주당에 대한 민주당원의 호감도는 2024년 대선 이후 급락했다. 2024년 9월 85%였던 호감도는 2025년 10월 67%로 1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비정기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이후 연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호감도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연령, 인종, 이념, 학력 등에 관계없이 민주당원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는 특정 집단에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가을 실시한 별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원의 약 3분의 2가 자당이 자신을 '좌절'시킨다고 답했다. 공화당원의 경우 10명 중 4명만 같은 응답을 했다.

좌절감을 느끼는 민주당원 중 약 40%는 당이 트럼프에 맞서 충분히 싸우지 않는다고 느꼈다. 약 10%는 훌륭한 리더십이나 일관된 의제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갤럽의 호감도 조사에서 민주당에 대한 민주당원의 긍정적 견해는 지난 1년간 약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1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이 2016년 트럼프에게 첫 패배를 당했을 때는 이런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인 전체로 보면 양당 모두에 대한 신뢰가 낮은 상황이다.

AP-NORC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4분의 1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이런 양당 부정론은 특히 무소속과 45세 미만 연령층에서 두드러진다.

미국 성인의 약 절반만이 한 정당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양당 모두에 호의적인 응답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갤럽의 지난 25년간 조사 자료를 보면 미국인들은 과거 민주당에 훨씬 더 호의적이었다. 2010년경 여론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후 최소 절반 이상의 미국인이 민주당에 비우호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이제 공화당에 대한 가장 부정적이었던 시기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유리한 이슈도 있다. 비용과 보험료가 상승하면서 의료가 미국인들의 우선순위 목록 상위에 오른 가운데, 의료 문제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성인의 35%가 의료 분야를 민주당이 더 잘 처리할 것이라고 신뢰한 반면 공화당은 23%에 그쳤다.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 재선의 핵심 이슈였던 경제와 이민 문제에서 일부 입지를 잃었다. 다만 민주당이 이를 활용하는 데는 실패했다.

경제를 신뢰할 수 있는 정당으로 공화당을 꼽은 응답자는 31%로 지난해 36%에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민주당도 이 부분에서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대신 '어느 당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소폭 증가했다. 생활비 관리 능력에서는 어느 당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민 문제 처리에서 공화당을 신뢰한다는 응답도 약 3분의 1로 10월 39%에서 소폭 감소했다. 민주당 역시 이런 변화로부터 득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선거까지는 아직 수개월이 남았으며, 낮은 호감도가 반드시 선거 참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트럼프와 다른 공화당원들에 대한 광범위한 부정적 시각 등 다른 요인들이 올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백악관을 차지하지 못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의회 의석을 늘려온 점도 민주당에는 긍정적 요소다. 다만 당에 대한 열의 부족은 민주당의 장기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전체 성인 기준 플러스마이너스 3.9%포인트, 민주당원 기준 플러스마이너스 6.0%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