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년 전 형성된 빙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것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매체 IFL사이언스(IFLScience)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배로우 신경학 연구소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제78회 미국 신경과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1만2000여 명과 대조군 120만 명을 대상으로 식수원과 질병 발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미국 내 1279개 지하수 표본 수집 구역 반경 4.8k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총 21개 종류의 대수층(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을 분류하고 지하수의 연령과 오염 물질 포함 여부 등을 조사했다. 미국 내 대부분의 대수층은 탄산염 기반이지만, 중서부 상부와 북동부 일부 지역 주민들은 1만2000년 전 빙하가 이동하며 형성된 빙하 대수층의 물을 식수로 사용한다.

분석 결과 최근 75년 이내에 생성된 지하수를 마신 사람들은 1만2000년 전 빙하수를 마신 사람들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1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산염 대수층에서 끌어올린 물을 마신 그룹은 다른 모든 유형의 대수층 물을 마신 그룹보다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24% 높았다. 이를 빙하 대수층 사용 그룹과 직접 비교할 경우 발병 위험 격차는 62%까지 벌어졌다.

연구에 참여한 브리트니 크시자노프스키 뉴욕 아트리아 연구소 박사는 "최근 70~75년 사이에 내린 비로 생성된 지하수는 오염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됐다"며 "오래된 지하수는 상대적으로 깊은 곳에 위치해 표면 오염 물질로부터 잘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식수의 연령이 파킨슨병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표본 수집 구역 인근 거주자들이 모두 동일한 수원의 물을 마신다고 가정한 점도 연구의 한계로 지적됐다.

크시자노프스키 박사는 "식수의 출처와 지하수의 연령이 장기적인 신경학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하수와 뇌 건강에 대한 지식을 결합하면 환경적 위험을 평가하고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