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소프트웨어 업계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며 지난해 가을부터 관련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소프트웨어 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28% 하락했다.

특히 지난 1월 AI 기업 앤스로픽의 신제품 발표 이후 매도세가 가팔라졌다. AI의 빠른 변화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향후 사업 전망을 평가하기 어려워졌다는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주가 방어를 위해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대폭 늘렸다. 금융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월 12일 이후 미국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705억달러(약 101조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세일즈포스는 기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300억달러(약 43조2000억원)를 추가했다. 서비스나우는 기존 14억달러(약 2조160억원)에 더해 50억달러(약 7조2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추가로 승인했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 부문 전체의 자사주 매입 발표 규모는 1101억달러(약 158조5440억원)로 전년 동기 676억달러(약 97조3440억원) 대비 약 63%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주가 반등을 이끌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앤드루 슬리먼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가가 큰 타격을 입은 후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것은 하락세를 멈추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피터 투즈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 사장은 "AI가 특정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업에 근본적인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즈 사장은 인적자원 소프트웨어 기업 페이첵스가 지난 1월 16일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에도 주가가 1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가 상승하려면 수 분기 동안 매출과 수익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니얼 모건 시노버스 트러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펀더멘털 전망에 더 집중할 것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이 소프트웨어 주가의 성과를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10월 32배에서 지난 2월 말 22배로 급락하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