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반등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상승률인 1.7%보다 높은 수치다. 물가 상승률이 전월과 동일할 것으로 내다본 WSJ의 전문가 예상치도 상회했다.

이번 수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밑도는 수준이다. 앞서 ECB는 지난 2월 초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로 동결하며 올해 1분기 평균 물가 상승률을 1.9%로 전망한 바 있다. 유로존 에너지 가격은 1월 4.0% 하락한 데 이어 2월에도 3.2%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3일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최근 이틀간 75% 이상 폭등했다. 특히 지난 2일 카타르에너지의 라스라판 가스 단지가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가스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유럽은 걸프 지역 에너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가스 재고량이 부족해 글로벌 가격 급등의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르틴 코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석유 시장이나 주요 운송 경로에 차질이 영구화될 경우 비용이 증가해 유럽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은 투자와 경제 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ECB는 유가가 14% 오르면 물가 상승률이 0.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중동 전쟁이 길어질 경우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1.0%포인트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