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격화로 페르시아만 일대의 유조선이 급감했다.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원자재 중개업체 오일 브로커리지(Oil Brokerage)와 선박 추적 소식통을 인용해 페르시아만에서 임대 가능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6~12척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지역을 떠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말 사이 중동 지역에 전쟁이 발발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선박 4척이 공격을 받았다. 보험사들이 전쟁 위험 보장을 축소하면서 선주들은 해당 수역 진입을 기피하고 있다.

평소 페르시아만에서는 하루 약 1500만 배럴의 원유가 선적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의 적재 용량은 200만 배럴이다. 선적에는 이틀이 걸린다. 현재 가용한 유조선으로는 하루치 수출량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조선 부족 현상은 특정 선사의 선박 매집으로 더욱 심해졌다. 오일 브로커리지에 따르면 한국 선사 시노코(Sinokor)가 최근 몇 주 동안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대거 사들였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남은 초대형 유조선 중 6척을 시노코가 통제하고 있다.

2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간 중형 유조선은 1~2척에 그쳤다. 이는 선박 추적업체 보텍사(Vortexa)와 케이플러(Kpler)의 데이터 분석 결과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노선의 신규 계약 보고도 없었다.

수출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은 원유 생산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주요 선적 터미널 인근의 저장 시설 용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21일 안에 다시 열리지 않으면 상류 부문(원유 탐사·개발·생산)의 생산 중단이 시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마 리처즈 피치그룹 산하 BMI 석유·가스 애널리스트는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완전히 끊기면 글로벌 여유 생산 능력이 하루 100만 배럴을 밑돌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은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다른 항구로 원유를 우회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규모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량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