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핵심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TTF 가스 1개월물 선물 가격이 메가와트시(MWh)당 57.50유로로 이전 거래일 대비 29.5%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는 달러로 환산하면 67.21달러(약 9만6782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근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가 라스라판 단지의 생산을 중단하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라스라판 단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수출 시설이다. 이 시설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뒤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뉴질랜드 은행(ANZ) 소속 분석가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가스 시장에 닥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카타르는 세계 2위 LNG 수출국으로 주로 아시아 고객에게 가스를 공급해왔다. 생산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유럽과 아시아 수입국들이 한정된 현물 물량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두 지역 모두에서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물류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점도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페르시아만 입구에 위치한 이 해협은 전 세계 LNG 공급량의 20% 이상을 처리한다.

유럽은 난방철이 끝나가지만 가스 재고가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 비축량을 다시 채워야 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대체 공급망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있지만 카타르의 장기적인 생산 공백을 온전히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