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격화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자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유럽 증시가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이날 4% 상승해 배럴당 81달러(약 11만6640원)에 육박하며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장중 한때 13% 급등해 82달러(약 11만8080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란 관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의 통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이후 이어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대한 보복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겨냥한 군사 작전이 당초 예상했던 4~5주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확전 우려에 유럽 주요국 증시는 타격을 입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날 1.2% 내린 데 이어 이날 장 초반 2.2% 급락한 1만539.9를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 40 지수도 각각 3%, 1.8% 하락했다. 항공편 운항 차질 우려로 항공주가 하락했고, 경제 전반의 파급 효과를 우려해 은행주도 약세를 보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해상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요충지다.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가스 가격은 전날 52% 폭등한 데 이어 이날도 20%가량 올랐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초대형 유조선 용선료는 전날 30만파운드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Hargreaves Lansdown)의 수재너 스트리터 수석 투자·시장 분석가는 "중동 분쟁이 격화되면서 주식 시장에 비관론이 퍼지고 있다"며 "더 많은 선사가 홍해 운항을 중단하면서 공급망 차질이 심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