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가 인공지능(AI)이 자산관리 업계에 미칠 위협을 이유로 영국 자산운용사 세인트 제임스 플레이스(St. James's Place, 이하 SJP)의 투자의견을 낮췄다.

바클레이즈는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SJP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AI로 인한 마진 압박 가능성을 반영해 SJP의 할인율을 11%에서 13%로 올렸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SJP 주가는 장중 3.6% 하락했다.

바클레이즈가 AI를 단기적 위협으로 지목한 이유는 기술 도입 문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영국 시장을 겨냥한 AI 기반 자산관리 앱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 파운드(약 14억4000만원) 미만이며 개발 기간도 1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연간 유지 비용 역시 30만~40만 파운드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저비용 구조는 기존 자산운용사의 마진에 직접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 바클레이즈는 마진이 10bp(1bp=0.01%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SJP의 이익이 약 24%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만약 현재 약 45bp인 마진이 25bp까지 축소되고 미래 성장률이 25% 감소하는 최악의 경우 기업가치는 최대 65%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이미 AI발 위협에 반응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핀테크 기업 알트루이스트(Altruist)가 AI 기반 세금 계획 도구를 발표하자 자산관리 섹터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당시 SJP 주가는 17% 급락했으며 경쟁사인 퀼터(Quilter)와 플랫폼 업체 AJ 벨(AJ Bell), 인테그라핀(Integrafin) 등도 각각 5~7%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SJP는 최근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지난 2월 고객 환급을 위해 4억2600만 파운드(약 6134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발표했으며 2025년 하반기부터는 지속 수수료를 10bp 인하하는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술 도입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추세도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특정 기술이 시장에 완전히 보급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999년 약 17년에서 2021년 약 10년으로 단축됐으며 현재는 약 8.4년까지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 역시 자동화된 자문을 "전통적 자문 모델로는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귀중한 수단"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