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격화하면서 국제 구리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원자재 정보매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TradingEconomics)에 따르면 미국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5.7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월 27일 기록한 한 달 만의 최고치인 파운드당 6달러에서 하락한 수치다.
이번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은 이란과 미국 동맹국 간의 군사적 충돌이다. 주말부터 이어진 공방으로 이란군은 중동의 핵심 에너지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공격 가능성까지 위협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러한 사태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촉발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대응 가능성을 높였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미국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은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비싸져 수요가 줄어든다.
급등한 에너지 비용은 전 세계 제조업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도 이어졌다. 제조업 활동이 둔화하면 산업용 금속의 기초가 되는 구리 수요 역시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만 구리 가격은 여전히 지난 1월 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파운드당 6.2달러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타이트한 공급 상황과 강세에 베팅하는 투기적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부양책 신호 역시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