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이력서의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화이트칼라 채용 시장에서 이력서가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업들은 이력서 대신 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채용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챗GPT 등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화려한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의 신뢰도가 하락한 영향이다.
일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채용 공고에서 이력서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워드프레스 모회사인 오토매틱(Automattic)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 시 이력서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검로드(Gumroad)는 지원자에게 작업물과 지원 동기를 제출하게 한다. 이후 4~6주간의 유급 수습 기간을 거쳐 채용을 결정한다.
채용 소프트웨어 기업 트윌(Twill)의 미셸 볼버그 최고경영자(CEO)는 "AI로 작성된 이력서들은 내용이 모두 비슷해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3개월 사이 기업들이 지원자를 평가하기 위해 최대 한 달의 유급 수습 기간을 두는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
미국 대학·고용주 협회(NACE)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고용주의 70%가 '기술 기반 채용'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위나 연차 같은 자격 요건보다 실질적인 업무 능력을 우선시하는 방식이다.
구인·구직 플랫폼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다. 링크드인은 구직자가 프로필에 기재한 기술의 숙련도를 AI로 검증하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데스크립트(Descript), 러버블(Lovable) 등 AI 도구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인디드(Indeed)는 소매 및 서비스 업종 지원자가 온라인에 접속한 채용 담당자와 즉시 면접을 볼 수 있는 베타 프로그램을 6개월째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이 이력서 제출 대신 자신의 작업물을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업 코칭 플랫폼 워크 잇 데일리(Work It Daily)의 J.T. 오도넬 창업자는 기업들이 공개 채용 대신 '조용한 채용'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내부 승진이나 직접 연락을 선호하는 방식이다.
다만 새로운 채용 방식이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알고리즘 관련 저서를 집필한 힐케 셸만은 "겉보기에 무해해 보이는 평가 기준이 편향성을 띨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술적 해결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원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