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국내 방위산업에 예상 밖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국기업평가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충돌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가격과 납기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무기체계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동 국가들이 운용 중인 유도무기 재고가 소진되면서 한국산 무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제작하는 지대공 미사일 '천궁-II'는 경쟁 모델인 패트리어트보다 도입 단가가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 주목받는다. 천궁-II는 이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 역시 미국의 하이마스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무기로 꼽힌다. 보고서는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중동 산유국의 재정 여력이 확충돼 방산 발주 동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산업은 희비가 엇갈렸다. 정유업은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국내 정유 4사의 재고자산 평가이익은 약 1400억원 증가한다.

석유화학 업계는 타격이 예상된다. 원재료인 납사 가격이 유가와 연동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항공운송업계도 어려움이 크다. 항공사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연료비 부담이 커진 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한 원화 약세가 이중고로 작용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2025년 9월 말 기준 순외화부채가 48억달러(약 6조9120억원)에 달해 환율 상승 시 평가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