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일(현지시간) 금융정보 분석기관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1.33달러 선까지 하락하며 2025년 12월 초 이후 가장 낮은 가치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공식적인 폐쇄와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중단 사태가 이어지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중급 및 상급 군수품 비축량이 기록적인 수준이며 "사실상 무제한"이라고 언급하며 전쟁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고 발언한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중동발 위기는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통화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국내의 정치적 불안정성 역시 파운드화 약세에 한몫했다. 집권 노동당이 2024년 총선에서 무난히 승리했던 선거구인 '고턴 앤드 덴턴'에서 패배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번 선거 패배로 키어 스타머 당대표와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의 리더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당내에서는 이들을 대체해 재정 지출 확대를 주장하는 인사들이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영국 국가 재정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