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세 불안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연초 강세를 보이던 세계 채권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주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 국채 가격이 일제히 하락(금리 상승)했다.
실제 시장 지표도 위축을 보였다. 블룸버그 세계 채권 지수는 2일 0.8% 하락해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3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6bp(1bp=0.01%포인트) 상승했으며 호주 10년물 금리는 장중 12bp 올라 4.75%에 도달했다. 앞서 2일 뉴욕 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0bp 오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가 시장의 기대를 뒤집었다고 분석했다. 개러스 베리 맥쿼리 그룹 전략가는 "에너지 공급을 위협하는 중동발 충격은 통념과 달리 세계 채권 금리를 상승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금융 완화를 미리 가격에 반영했던 만큼 그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전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기고문에서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세계 경제에 새로운 '스태그플레이션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경고했다. 엘에리언은 "최종적인 영향은 분쟁의 기간과 확산 범위에 달려있지만 미국 국채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선택했다"고 썼다.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재강화될 조짐도 나타났다. 미셸 불록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이달 정책 결정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