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이 단기적으로는 정책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시장금리를 올리고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발표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독립성 관련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발생한 통화정책 개입이 미국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 등 정치적 개입 충격이 발생했을 때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최대 13bp(1bp=0.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EFFR)가 최대 1.4bp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동시에 달러 가치도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최대 2% 상승했으며,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통상 금리 상승이 통화 강세로 이어지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KDI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 증가'를 지목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면 경제 주체들이 미래 물가에 대한 확신을 잃게 되고, 이는 장기금리에 위험 프리미엄으로 작용해 금리를 밀어 올린다는 설명이다. 실제 분석 결과 정치적 개입 충격 직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0.6b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