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5000억 달러(약 732조원) 규모의 역대급 국방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5일(현지시간) 캐나다 최초의 국방산업 전략을 발표하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지리적 이점과 다른 나라의 보호에 너무 많이 의존해왔다"며 "이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취약성과 지속할 수 없는 의존성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향후 5년간 직접 국방 지출 800억 캐나다 달러(약 586억 달러)를 포함한다. 또 향후 10년간 국방 조달에 1800억 캐나다 달러(약 1319억 달러), 국방·안보 관련 인프라에 2900억 캐나다 달러(약 2125억 달러)를 투입한다.

카니 총리는 취임 11개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통적 동맹 약화 정책을 비판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목소리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달 세계경제포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규칙 기반 글로벌 질서에 "균열"을 일으켰다고 비판한 바 있다.

카니 총리는 이날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지난주 뮌헨안보회의 연설도 겨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루비오 국무장관은 '기독교 민족주의'를 옹호한다고 말했다"며 "캐나다 민족주의는 시민 민족주의"라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 민족주의와 다른 형태의 민족주의 사이에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프랑스어로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뮌헨에서 "서구 문명은 기독교 신앙, 문화, 유산, 언어, 혈통,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희생으로 정의된다"고 말한 바 있다.

카니 총리는 미국과의 안보 관계가 약화되고 있지만 캐나다가 단독으로 국방을 책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정부는 유럽연합(EU)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뮌헨 회의에서 EU의 유럽안보행동(SAFE) 프로그램에 공식 가입했다.

캐나다는 이 EU 국방 재정 체계의 유일한 비유럽 회원국이 됐다.

카니 총리는 이날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새로운 방산 수출 기회에 대한 기대감도 표명했다.

그는 "선택받는 파트너가 될 만큼 강해져야 한다"며 "우리 안보에 관해 다른 나라의 결정에 결코 인질이 되지 않도록 국내 방위산업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가 북극 얼음을 녹이면서 핵심 광물 경쟁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북극에서 캐나다 주권을 수호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캐나다상공회의소의 데이비드 피어스 부회장은 성명을 통해 "새로운 자금 규모는 전례가 없다"며 "이 계획은 더 강한 캐나다군을 만들어내는지 여부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