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가 주도로 경제 통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경제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쌀 가격이 3배 이상 폭등하고 시장이 위축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복합위기 이후 북한의 새로운 대내외 경제전략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IEP는 북한이 2016년부터 이어진 대북 제재, 북미 협상 결렬, 코로나19 국경봉쇄 등 '삼중고립' 복합위기에 대응해 2021년부터 국가의 경제 개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제2기 사회주의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을 내걸고 경제 전반에 대한 국가의 통제와 관여를 확대했다. 특히 소비 부문에서 국가의 역할을 대폭 강화했다. 량정법을 개정해 국가가 양곡 유통을 독점하고 시장 판매를 금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의도와 달리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국가가 양곡 유통을 독점하려 하자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했고 2024년 들어 쌀 가격은 최소 3배 이상 급등했다. 또한 외화관리법 개정으로 국가가 외화 유통을 직접 관리하면서 시장의 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경제지표의 변동성도 커졌다.
위성자료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서도 북한 내 종합시장 활성도 지수가 2024년 이후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소비재 수입액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국영 상업망 확대로 전통적인 시장 기능이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KIEP는 분석했다.
대외적으로는 '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안러경중)'에 의존하는 이중 협력 구조를 구축했다. 2024년 기준 북한의 대중국 무역액은 약 23억 달러로 회복됐으나 대러시아 무역액은 5300만 달러로 중국의 3% 수준에 그쳤다. 다만 러시아가 북한에 곡물과 정제유 등을 공급하며 중국 무역의 병목 현상을 일부 해소하는 보완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 부문에서는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통해 일부 지역에서 성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자원 재분배 과정에서 다른 경공업 기업들이 소외되면서 2024년 북한 전체 경공업 생산은 0.7%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KIEP는 북한의 새 경제전략이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로 인한 북러 협력 덕에 단기적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구조적 비효율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이 당분간 현재 정책 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