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상황' 악화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비해 실물경제 대응 체제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제3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을 순방 중인 김 장관은 현지에서 화상으로 회의를 주재했으며, 외교부·기후부 등 관계부처와 석유공사·가스공사, 경제 단체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인접한 중동 7개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 국내 기업이 1063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는 이들 기업에 대한 근접 모니터링에 착수하고 물류난 해소와 대체 시장 발굴을 위한 긴급 수출바우처 편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납사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입 납사의 5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는 납사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고 대체 공급망 확보를 지원하는 등 대책을 추진한다.

정부는 우선 단기적인 원유·가스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충분한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으며, 가스의 경우 80% 이상을 비중동 지역에서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즉시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다.

해상 물류의 경우 다수 컨테이너 선사들이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어 현재까지 영향은 제한적이다. 반도체 부품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일부 품목은 미국 등 대체 수입선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편 산업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기존 '긴급대책반'을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동상황 대응본부'로 격상했다. 정부는 대응본부를 중심으로 원유·가스 수급 위기관리 체제에 즉각 돌입하고 실물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