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수송 차질을 넘어 중동 산유국의 생산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단 스트루이벤 원유 리서치 책임자는 팟캐스트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매우 오랜 기간 폐쇄된다면 생산국들은 저장고가 가득 차 생산을 중단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트루이벤은 봉쇄 장기화로 수출길이 막히면 걸프만 일대 저장 탱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생산 중단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수요 파괴를 유발할 만큼 높은 수준으로 가격을 올려 균형을 맞춰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연초 대비 30%가량 급등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3% 오른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4% 상승한 73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다른 투자은행들도 비슷한 경고를 내놨다.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책임자는 "걸프 지역 생산국들이 저장 용량과 대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제한은 아니다"라며 "봉쇄가 길어질수록 더 많은 시설이 오프라인 상태가 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JP모건 역시 해협이 25일 이상 실질적으로 폐쇄될 경우 저장 능력의 한계로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을 전면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분의 1,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길목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월요일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고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요 해운사들은 항로를 변경하거나 운항을 중단하고 전쟁 위험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일부 해상 보험사들은 이란 해역 인근 선박에 대한 전쟁 위험 보장을 취소했다.

원유 외 다른 에너지 시장으로도 충격이 번지고 있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회사는 시설 손상 보고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했다. ING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부분적인 혼란만으로도 역사적인 규모의 공급 충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세계 주요 산유국인 미국은 유가 상승으로 셰일 생산 업체들이 이익을 보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ING는 유가 상승이 미국 소비자에게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중시킨다며 "이러한 균형은 정치적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더 광범위한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불충분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