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은 곧 사는 것"이라는 주제로 전쟁 직후 기아부터 포식 시대까지 전후 일본의 먹거리와 사회를 101장의 보도 사진으로 되짚는 사진전이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고 교도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식의 전후사 -- 기아, 포식, 미식 --'이라는 제목의 이번 사진전은 도쿄도 미나토구 시오도메 시오사이트 지하보도 특설공간에서 이달 27일까지 무료로 공개된다. 주최 측인 공익재단법인 신문통신조사회의 가와하라 히토시 상무이사와 교토대학 후지와라 다쓰시 교수가 사진전의 의의에 대해 대담을 가졌다.
가와하라 상무는 "사회 분열이 진행되는 가운데 먹거리 세계에도 세대 간 인식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 '식'을 테마로 선택한 동기"라며 "전후부터 현대까지의 먹거리를 봄으로써 각 세대의 인생관이나 직업관, 사회와의 관계 방식 차이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후지와라 교수는 "빙하기 세대인 우리에게 빈곤이라는 말이 정말 생생하게 자신의 문제가 되기 시작한 시기"라며 "'역시 먹고 살아야 한다' '살아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논의가 자연스럽게 성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치즘 연구자 입장에서 "아우슈비츠 학살이나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은 중요한 테마지만 각 가정의 주방 사정이나 히틀러 총통이 무엇을 먹었는지를 이해하지 않은 채 정치나 경제를 논해도 안 된다는 것이 나의 모토"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진전에서도 주방, 혹은 먹거리 공간이 인간의 삶뿐 아니라 생활 방식, 사고방식을 바꾸는 원점에 있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먹거리의 상품화에 대해 가와하라 상무는 "먹는 것과 자본주의는 상성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먹거리의 효율화나 편리를 추구하면 산업으로는 발전하는 반면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식품 위장 등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후지와라 교수는 "자본주의와 먹거리는 물과 기름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에 따른 대량 살처분은 근대 농업, 근대 식문화의 말하자면 '극치', 최악의 결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규모 가축 생산 방식 자체를 반성하지 않은 채 살처분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와하라 상무는 "아키타의 '기리탄포'는 과거 화로를 둘러싸고 뒤집어가며 구웠다"며 "식사를 만들면서 가족 단란과 화합이 진행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주방, 먹거리를 만드는 풍경이 바뀜으로써 엄청나게 가족의 존재 방식이나 생활 습관이 변한다"며 "주방 공간이야말로 인간의 삶뿐 아니라 생활 방식, 사고방식을 바꾸는 원점"이라고 말했다.
후지와라 교수는 사진전에 전시된 로봇과 배양육 사진을 언급하며 "로봇 이앙기나 오이 수확 로봇도 편리하다"면서도 "과연 이것이 진보의 이야기인가 하는 물음의 답은 예스이기도 하고 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의 따뜻함이나 주방에서의 대화가 사라졌다는 비판은 절반은 맞지만 주방에 서는 사람, 기본적으로는 여성의 노력 경감과 해방이 실현됐다"며 "진보로서의 결과에 나타나는 이중성을 보지 않으면 이 사진전의 깊이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금융 딜러가 바쁘게 도시락을 먹는 사진에 대해 후지와라 교수는 "풍요로움이나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한 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억 단위 자금이 움직이는 딜링룸 안에서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편의점 도시락을 무표정하게 먹으며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편 1943년 잿더미가 된 도쿄의 식사 풍경은 가족이 나무상자를 대용한 테이블을 둘러싸고 소박한 식사로 보이지만 웃음이 넘치고 활기차다"고 대조했다.
그는 "전쟁 후 학교 급식 재개로 코페빵에 웃음을 보이는 아이들도 행복해 보인다"며 "시대는 정말 진보해 왔는가, 큰 질문이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후지와라 교수는 1976년 홋카이도 출생으로 교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농업사, 환경사, 먹거리 사상사 전문가로 2012년 '나치의 주방 -- 먹는 것의 환경사'로 가와이 하야오 학예상을 받았다. 가와하라 상무는 1982년 교도통신사에 입사해 후쿠시마 지국, 뉴욕 지국 등을 거쳐 경제부장,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