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한 달 안에 종식될지 여부에 따라 회복세가 꺾일 수 있는 기로에 섰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이 4주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유럽 경제가 새로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충돌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고 중동 전역에서 보복 공격이 일어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유럽은 중동 지역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번 사태에 가장 취약한 주요 경제권으로 꼽힌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유럽연합(EU)이 이란 사태의 파급 효과에 "가장 많이 노출된 주요 경제"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분쟁이 단기간에 그치고 에너지 가격이 일시적으로만 상승한다면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유가와 가스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장기전은 각국 정부가 물가 상승으로부터 유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지출을 하도록 만들고 현직 지도자들을 압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으며 유럽 가스 가격은 한때 54%까지 폭등했다. 이는 이란의 드론 공격 이후 카타르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의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가브리엘 마클루프와 마르틴 코허 위원은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지만 피에르 분쉬 위원은 장기전의 위험을 경고했다. 분쉬 위원은 "에너지 가격 변동에 성급하게 대응하지는 않겠지만 분쟁이 길어지고 에너지 가격 상승폭이 커진다면 모델을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분쟁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홀거 슈미딩 베렌베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이 "단기적인 급등"일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유권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속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니크레딧의 에도아르도 캄파넬라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을 지지하는 유일한 강대국인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이란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카림 체디드 EMEA 투자전략 책임자도 "시장은 이번 사태를 공급 충격이 아닌 변동성 충격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