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나 이란 공습, 미국의 관세 위협 등 민감한 현안을 논의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최고지도자 공습 사태 이후 워싱턴을 방문하는 첫 유럽 정상이다. 당초 무역 문제가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말 사이 발생한 이란 공습으로 회담의 무게중심이 급격히 안보 문제로 옮겨갔다.

이번 회담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를 공습해 살해한 직후 열린다. 이 사건으로 세계 핵심 석유 수송로 중 하나가 막혔다. 국제 항공 운송도 혼란에 빠지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 일요일 미국의 공습에 대해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작전을 지지한다는 명확한 입장 역시 내놓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딜레마를 인지하고 있다"며 "지난 수십 년간의 반복된 시도에도 이란의 핵무기 확보나 자국민 억압을 막지 못했다. 따라서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에 대해 파트너들에게 훈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이번 공습의 국제법적 정당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츠 총리의 발언은 섬세한 외교적 줄타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미국-독일 연구소의 제프 라스케 소장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더 큰 초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메르츠 총리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이 미국을 지지하는지, 요청이 있을 경우 미국의 작전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것인지 직접적인 질문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르츠 총리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만큼 중국 관련 논의도 할 전망이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찰스 리치필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자신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메르츠 총리에게서 관련 내용을 듣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메르츠 총리가 "우리가 함께 중국에 맞서면 더 강해질 것"이라며 공동 대응을 제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줄리안 스미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미국 대사는 메르츠 총리가 이번 방문을 통해 이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계획을 파악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은 '사후 계획이 있는가'를 알아내기 위한 사실 조사 임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르츠 총리가 워싱턴으로 떠나기 전 독일과 프랑스는 핵 억지력에 대한 협력을 심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의 위협과 이란 분쟁으로 인한 불안정성에 대응해 유럽 국가들이 대서양 동맹 관계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