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창업가 일가가 그룹의 모태 격인 도요타 인더스트리즈 인수전을 사실상 마무리하며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도요타 인더스트리즈 주식을 주당 2만600엔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엘리엇은 기존 요구액보다 낮은 수준에서 합의했다.

이번 인수로 도요타 인더스트리즈의 기업가치는 6조7000억엔(약 61조9200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는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도요타 이사회는 지난해 6월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비공개 전환의 목적을 설명했다. 계열사의 활력을 되찾고 차세대 모빌리티로의 진화를 선도하는 한편, 지분 구조를 단순화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아키오 도요타 회장과 그의 가족이 특정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이사 훈련 연구소의 니콜라스 베네스 설립자는 "아키오 도요타와 그의 가족이 특정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요타 대변인은 아키오 회장의 지배력 강화 의도를 부인했다. 이 대변인은 "회장의 투자 이유는 자본가로서 이 구조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룹에 대한 지배로 이어지려는 의도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인수전은 일본 기업들의 오랜 상호출자 관계가 해체되는 배경 속에서 진행됐다. 일본 정부가 수십 년 된 상호출자 구조 해소를 압박하면서 기업 총수들은 행동주의 펀드나 단기 투자자들의 압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도요타자동차 지분이 0.2% 미만인 도요타 창업가에게 이러한 변화는 경영권과 창업 철학 수호에 위협이 됐다. 실제로 아키오 회장에 대한 이사회 지지율은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인수는 비상장 부동산 관리 회사인 도요타부동산이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진행한다. 아키오 회장은 이 회사의 회장직을 겸하며 이번 인수에 개인 자금 10억엔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구조는 투명성 문제로 주주 권리 옹호론자들의 비판을 샀고 엘리엇의 주목을 받았다.

스탠퍼드 로스쿨의 커티스 밀하우프트 교수는 "이번 거래는 종종 창업가 핵심 인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한국 재벌 그룹의 거래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아키오 회장의 아들인 도요타 다이스케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자회사 우븐 바이 도요타의 수석 부사장이다. 그는 유력한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거론돼 창업가 일가의 영향력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