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피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파키스탄 주재 미국 영사관을 습격하는 과정에서 미 해병대가 발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관리 2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파키스탄 카라치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시위대가 담을 넘자 주둔하던 미 해병대가 총격을 가했다.
이번 발포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피살에 대한 항의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 일요일 시위대가 영사관 외부 담을 넘는 과정에서 총 10명이 사망했다.
미 관리들은 초기 정보를 인용하며 "해병대가 쏜 총에 시위대가 맞았는지, 그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 경비업체나 현지 경찰 등 다른 경비 인력의 발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미 해병대가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다는 사실을 미국 당국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파키스탄 지방정부 대변인은 '보안' 요원이 발포했다고만 밝혔을 뿐 소속은 특정하지 않았다. 카라치 경찰 관계자는 로이터에 "총격은 영사관 부지 안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통상 미국 외교 공관의 일상적인 경비는 민간 계약업체와 현지 경찰이 담당한다. 이번 사건에 해병대가 직접 개입한 것은 영사관 측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음을 시사한다.
파키스탄은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아파 공동체를 가진 국가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란 최고지도자 피살 관련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해 2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전국적으로 대규모 집회를 금지했다.
시위대는 영사관 밖에서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재 카라치 주재 미국 영사관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봉쇄됐으며, 라호르와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국 공관 주변에도 유사한 경비 강화 조치가 내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