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규모 공습을 받고 있는 걸프 국가들이 값비싼 요격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방공망 유지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걸프 왕정들이 미국산 첨단 방공망을 가동하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소모율이라면 며칠 내 요격미사일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사흘간 이란으로부터 탄도미사일 174기, 순항미사일 8기, 드론 689기의 공격을 받았다. 이 중 미사일은 모두 요격됐고 44기의 드론만 목표물에 도달했다. 바레인 역시 70기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쿠웨이트와 카타르의 주요 시설도 이란 드론에 피격됐다.
문제는 방어 비용과 효율이다. 통상 탄도미사일 한 기를 요격하는 데 패트리엇이나 사드(THAAD) 미사일 2~3발이 필요하다. 분쟁 초기 이란이 보유한 걸프만 타격 가능 미사일은 2000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UAE가 주문한 요격미사일은 1000기 미만, 쿠웨이트는 약 500기, 바레인은 100기 미만에 불과하다.
파비안 호프만 오슬로대 미사일 전문가는 WSJ에 "지난 며칠간의 요격미사일 소모율은 일주일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며 "아마도 최대 며칠 안에 요격미사일 부족의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군 역시 중동에 추가 자산을 급파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 4년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서방의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 상당량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PAC-3 MSE) 620기를 생산했으며 향후 7년간 연간 생산량을 2000기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패트리엇 미사일로 수천 달러짜리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막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걸프 국가들이 전술을 바꿔 탄도미사일 같은 고가치 표적에만 요격미사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카 와서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이러한 변화는 일부 드론의 공격을 허용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수년간 걸프 국가들이 투자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내세웠던 안정성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론은 걸프 국가들에게 더 큰 위협이다. 이란에서 이스라엘까지 비행하는 데 수 시간이 걸려 탐지·요격이 비교적 쉽지만 걸프만 일부 목표까지는 비행시간이 수 분에 불과하다. 이미 UAE의 호텔과 공항,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등이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봤다.
다라 마시콧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미군이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처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저비용 대드론 방어팀을 다층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