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미군 활용 문제로 미국 국방부(펜타곤)와 갈등을 빚었다. 결국 연방정부 계약이 중단됐지만 오히려 대중의 지지를 얻으며 챗봇 '클로드'가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고 연방정부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앤스로픽의 AI 기술 군사적 사용 범위를 두고 벌어진 행정부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결과다.
앞서 펜타곤은 주말 이란 공습과 지난 1월 베네수엘라 급습 작전에 사용된 앤스로픽의 AI 모델을 모든 합법적 군사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양심상 그들의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앤스로픽의 공백은 경쟁사 오픈AI가 즉시 파고들었다. 오픈AI는 지난주 금요일 미국 국방부와 기밀 환경에서 자사 모델을 사용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실리콘밸리에서는 두 AI 거인을 둘러싸고 애국심과 시민권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정부의 강경 조치와 달리 대중의 반응은 앤스로픽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다. 앤스로픽의 챗봇 '클로드'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처음으로 오픈AI의 챗GPT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토요일 클로드의 다운로드 수는 10만2000건 이상으로 전주 대비 48% 급증했으나 같은 기간 챗GPT 다운로드는 약 29만7000건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앤스로픽 대변인은 지난주 초부터 클로드 신규 가입이 매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클로드 프로' 유료 구독 화면을 소셜미디어에 인증하는 등 지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본사 앞에는 "당신들이 애국자"라는 분필 메시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다만 전체 사용자 규모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시밀러웹의 2월 27일 데이터 기준 챗GPT의 일일 활성 사용자는 약 2300만명인 반면 클로드는 110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클로드의 코드 작성 기능 등 성능이 크게 향상된 점도 인기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도 앤스로픽에 대한 연대 움직임이 나타났다. 구글과 오픈AI 직원 800여명은 펜타곤이 AI를 자율무기나 국내 대량 감시에 사용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앤스로픽의 원칙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직원 노조도 유사한 성명을 발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미국 국방부와의 계약 발표 시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는 "금요일에 서둘러 발표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기회주의적이고 성급해 보일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국방부와의 계약에 미국인 감시나 국가안보국(NSA) 사용 금지 조항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군용 AI 도구 개발사 리전 인텔리전스의 벤 반 루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이 특정 군사적 사용 사례보다 훨씬 더 중대한 문제"라며 현재 논쟁이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