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가 학생의 성 정체성 변경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한 주(州)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분열된 결정 끝에 관련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자녀가 학교에서 출생 시 기록된 성별과 다른 성 정체성을 표현할 경우 학부모가 이를 통지받을 헌법적 권리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서명 없는 7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아이가 학교에서 성별 위화감 증상을 보일 때 캘리포니아의 정책은 그 정보를 부모로부터 숨긴다"며 "이는 자녀의 양육과 교육을 지도할 부모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관련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해당 정책의 시행은 중단된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주의 관련 정책이 위헌이라며 학부모 4명과 교사 4명이 제기했다. 이들은 학교가 학생의 동의 없이 성 정체성 관련 정보를 학부모에게 알리는 것을 금지한 주 정책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방 1심 법원은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으나 항소심에서 이 결정이 보류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해당 정책이 학생 사생활에 대한 주 규정을 오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 정부는 개별 학교가 학부모의 이익과 학생의 복지를 균형 있게 고려해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실제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이 임명한 3명의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다수 의견을 향해 "긴급 안건에 대한 약식 절차를 이용해 완전한 브리핑이나 변론 없이 복잡한 법적 문제를 사실상 해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이 성급하게 모든 것을 끝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얼리토,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등 5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 의견을 형성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등 3명의 진보 성향 대법관은 반대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뉴욕주 공화당 하원 선거구의 경계를 재획정하려는 시도를 중단시키는 판결도 내렸다. 이는 기존 선거구가 흑인 및 라틴계 유권자의 투표권을 희석시킨다는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