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소유한 전력회사 퍼시피코프가 산불 관련 소송으로 인한 막대한 배상 책임 때문에 신용등급이 '정크'(투기 등급)로 강등될 위기에 처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퍼시피코프의 신용등급을 정크 등급으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20년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관련된 집단 소송 배상액이 불어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오리건주 배심원단은 퍼시피코프가 노동절 연휴 기간 강풍에도 송전선을 차단하지 않아 산불 피해를 키웠다며 16명의 원고에게 총 3억500만달러(약 4392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는 1인당 약 1900만달러(약 273억원) 수준으로, 이전 재판에서 원고들이 받았던 평균 500만달러(약 72억원)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S&P는 퍼시피코프의 현재 신용등급이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BBB-'라며, 향후 재판에서도 1인당 배상액이 1900만달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등급을 최소 2단계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상액이 이보다 작더라도 '상당한' 수준일 경우 1단계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P는 앞으로 몇 주간의 평결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퍼시피코프가 직면한 산불 관련 소송은 2028년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모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는 이미 확정된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의 배상금 외에 잠재적 지급액이 480억달러(약 69조12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전체 산불 관련 재무 위험 노출액은 약 500억달러(약 72조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퍼시피코프는 3억500만달러 평결에 항소할 계획이며, 직원과 고객, 지역사회에 '확실성'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집단소송이 적법하게 인증됐는지, 원고들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오리건 항소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는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으로 떨어지면 퍼시피코프가 운영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퍼시피코프가 1년 이상 운영과 채무를 감당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레그 아벨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말 주주 서한에서 "회사가 야기한 산불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지만, 부당한 청구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퍼시피코프는 최후의 보험사가 아니며 '돈주머니'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