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을 지지하며 주정부와의 법적 공방에 뛰어들었다.

AP통신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마이클 셀리그 위원장이 최근 두 예측시장 업체를 지원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스포츠 베팅 규제 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칼시와 폴리마켓이 승소할 경우 주정부의 도박 규제 권한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CFTC는 현재 예측시장을 규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방 차원의 감독으로 칼시 등은 도박이 불법인 주를 포함해 전미 50개 주에서 영업할 수 있다. 여러 주정부는 두 회사가 사실상 주 도박법을 위반하며 카지노나 도박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영업 중단을 명령했다.

셀리그 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CFTC는 지나치게 열성적인 주정부들이 이러한 혁신적인 상품에 대한 주 전체 금지를 추진하며 위원회의 배타적 관할권을 훼손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마켓과 칼시 등 예측시장은 참가자들이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에 연계된 계약을 사고팔 수 있게 한다. 고객들은 내일 로스앤젤레스에 비가 올지, NBA 우승팀이 누가 될지,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할지 등 모든 것에 돈을 걸 수 있다.

계약 가격은 보통 1센트에서 99센트 사이로 책정되며, 이는 해당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 고객 비율을 대략적으로 나타낸다.

고객들은 모든 것에 베팅할 수 있지만, 칼시 거래량의 약 90%는 스포츠 관련 베팅에 집중돼 있으며 폴리마켓 거래량의 약 절반도 스포츠와 연계돼 있다. 칼시는 슈퍼볼에서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소송은 네바다주에서 제기됐다. 네바다게이밍통제위원회(NGCB)는 칼시와 폴리마켓이 주 내에서 무면허 스포츠 베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거나 집행 조치를 취했다.

연방 판사는 NGCB의 손을 들어주며 칼시의 주 내 영업을 금지하는 임시 제한 명령을 내렸다. 이에 칼시는 연방 제9순회항소법원에 항소했고, CFTC는 이 과정에서 '법정 조언자(friend of the court)' 의견서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상품, 선물, 파생상품 규제기관인 CFTC는 역사적으로 석유 선물, 농산물, 금 및 기타 금융 상품 시장을 감독해왔다. 직원이 약 700명인 CFTC는 약 5천 명의 직원을 둔 증권거래위원회(SEC)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암호화폐 기업과 예측시장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규제기관이 되면서 지난 5년간 금융시장에서 훨씬 더 큰 역할을 맡게 됐다.

소송에 개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상품과 선물에 대해 유례없이 광범위한 정의를 채택하고 있다. 셀리그 위원장은 인준 청문회에서 칼시와 폴리마켓이 직면한 핵심 법적 쟁점에 대해 CFTC가 법원에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던 입장에서 선회했다.

셀리그 위원장은 현재 예측시장이 고객들이 악천후나 에너지 가격 변동에 대비할 수 있게 하는 다른 선물 계약과 사실상 동일한 기능을 한다며, 스포츠북 회사들처럼 하우스(운영사)를 상대로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칼시와 폴리마켓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한 주들은 이들 회사가 미래 사건에 대한 베팅 기능을 제공하긴 하지만, 사업의 대부분이 스포츠 베팅이라고 반박한다. 또한 대부분의 예측시장은 18세 이상 고객의 플랫폼 사용을 허용하는 반면, 주 도박법은 21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셀리그 위원장은 영상 성명에서 "이 분야에서 우리의 권한에 이의를 제기하려는 이들에게 분명히 말하겠다. 우리는 법정에서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대통령 아들은 자신의 벤처캐피털 회사를 통해 폴리마켓에 투자했으며 칼시의 전략 고문으로 활동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