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 인기 심야 토크쇼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가 민주당 텍사스 상원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와의 인터뷰를 방송사 법률팀의 지시로 방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콜베어는 현지시간 3일 방송된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서 "탈라리코가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네트워크 변호사들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 그를 출연시킬 수 없다는 명확한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콜베어는 이어 "출연시킬 수 없을 뿐 아니라 출연 취소 사실조차 언급할 수 없다는 다소 불분명한 지시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네트워크가 분명히 이 문제를 언급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텍사스 예비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발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방송 지침으로 언론사들이 정치 후보 인터뷰 방식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다.
탈라리코는 인터뷰 일부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며 "도널드 트럼프가 여러분이 보길 원하지 않았던 인터뷰"라고 밝혔다.
미국 방송 네트워크는 정치 후보에게 동등한 방송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다만 이 규정은 전통적으로 토크쇼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심야 및 주간 토크쇼 진행자들도 정치 후보에게 동등한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트럼프가 임명한 브렌든 카 FCC 위원장은 토크쇼 면제 조항에 의문을 제기하며 진행자들이 "당파적 목적으로 동기부여됐다"고 주장했다.
FCC는 공식 공고문에서 "현재 방송 중인 심야 또는 주간 텔레비전 토크쇼 프로그램의 인터뷰 부분이 진정한 뉴스 면제 조건을 충족한다는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콜베어는 동등 시간 규정이 방송에는 적용되지만 스트리밍 플랫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탈라리코와의 약 15분 분량 인터뷰는 콜베어 쇼의 유튜브 페이지에만 게시됐다.
탈라리코는 약 1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을 X에 게시하며 "이것이 도널드 트럼프가 여러분이 보길 원하지 않았던 인터뷰"라고 말했다. 그는 "그의 FCC가 스티븐 콜베어와의 인터뷰 방영을 거부했다"며 "트럼프는 우리가 텍사스를 뒤집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BS와 FCC 모두 4일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텍사스에서는 4일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탈라리코와 재스민 크로켓 하원의원은 현재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이 보유한 연방 상원 의석을 놓고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다. 본선거는 3월 3일 실시된다.
트럼프가 지난해 FCC 위원장으로 임명한 카는 네트워크 토크쇼를 자주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를 빈번히 비판해온 ABC '더 뷰'에 대해 면제 조항 조사가 "가치 있을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콜베어의 진행자 활동은 머지않아 종료될 예정이다. CBS는 지난해 재정적 이유로 오는 5월 그의 쇼를 종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는 콜베어가 트럼프와 CBS 모회사 파라마운트 글로벌 간 '60 미니츠' 보도 관련 합의를 비판한 지 3일 만에 나왔다. 이로 인해 두 명의 연방 상원의원이 공개적으로 이번 결정의 동기에 의문을 제기했다.
종영 결정은 트럼프의 가장 저명하고 지속적인 심야 비평가 중 한 명을 방송에서 제거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