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필리핀에 첨단 미사일 시스템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의 남중국해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의 '불법적이고 강압적이며 공격적인 활동'을 강력 규탄했다.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 대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필리핀 국방 당국이 올해 '업그레이드된' 미국 미사일 발사대 배치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향후 이 시스템을 자체 구매할 것을 검토 중이다.

로무알데스 대사는 "이는 매우 정교한 시스템으로, 장기적으로 우리가 자체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필리핀은 지난 1일 마닐라에서 연례 양자회담을 열고 안보·정치·경제 협력 확대와 역내 안보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2일 공동성명을 통해 올해 구체적인 국방·안보 계획을 제시했다.

공동성명은 "미국의 최첨단 미사일 및 무인 시스템의 필리핀 배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포함해 합동 군사훈련과 필리핀군 현대화 지원 등을 명시했다.

양측은 "모든 국가를 위한 항행의 자유와 비행의 자유, 합법적 상업활동의 자유 보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측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적이고 강압적이며 공격적이고 기만적인 활동을 규탄하며, 이것이 역내 평화와 안정, 인도·태평양 및 그 너머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인식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4년 필리핀 북부 루손 지역에 배치된 미국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과 지난해 배치된 함정 요격 미사일 발사대에 대해 반복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왔다. 베이징은 미국 무기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며 역내 안정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필리핀에 미사일 발사대를 철수할 것을 요구했지만,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비롯한 필리핀 당국은 이를 거부했다.

로무알데스 대사는 1일 회담에 참석한 뒤 미국 미사일 배치가 어떤 국가를 적대시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순전히 억지를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어떤 종류의 공격성을 보일 때마다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려는 우리의 결의만 강화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육군이 2024년 4월 필리핀 북부 루손 지역에 배치한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과 지난해 4월 같은 지역에 배치한 '해군 해병 원정 함정 요격 시스템'은 현재까지 필리핀에 남아 있다고 로무알데스 대사는 전했다.

합동 훈련 기간 동안 미군은 필리핀군 병력에게 미사일 시스템의 성능과 사용법을 숙지시키기 위해 무기를 시연해왔다고 군 당국자들은 전했다.

육상 기반 무기인 타이폰 미사일 발사대는 표준미사일-6과 토마호크 지상 공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1000마일(약 1600㎞) 이상 비행할 수 있어 필리핀 북부 루손 지역에서 중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

지난해 미국 해병대는 대만 남쪽 바시 해협을 마주한 필리핀 최북단 바탄 주의 바탄 섬에 함정 요격 미사일 발사대인 '해군 해병 원정 함정 요격 시스템'을 배치했다.

이 해상 통로는 미국·중국 양국 군대가 전략적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핵심 무역 및 군사 항로다.

최근 수년간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중국·필리핀 해안경비대 간 대치가 급증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도 영유권 분쟁에 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