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취임 1년을 맞았지만 주요 공약 대부분을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건전문매체 STAT는 5일(현지시간) 케네디 장관의 공약 이행 현황을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케네디 장관은 영양 접근법 개선, 영유아 분유 공급 감시 강화, 중독 치료 투자 등 일부 분야에서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기관 투명성과 백신 정책 등 핵심 사안에서는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케네디 장관은 "HHS 장관으로서 미국인의 백신 접종을 어렵게 하거나 막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HHS에서는 대규모 인사 개편이 단행됐다. 짐 오닐 부장관과 마이크 스튜어트 법률고문이 퇴임했다. 이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약가 인하와 식품 안전 등 정치적으로 인기 있는 정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TAT의 첼시 시루조 기자는 "4명의 정치적 임명직이 고위직으로 승진했다"며 "케네디 장관 의제의 정치적 인기 부분에 재집중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전했다.
오닐 부장관의 퇴임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리더십 공백을 부각시켰다. 법률·사회정책 교수 새뮤얼 바겐스토스는 STAT의 헬렌 브랜스웰 기자에게 "CDC 국장이 없으면 HHS와 행정부 내에서 CDC의 제도적 영향력이 약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아마도 케네디 장관과 백악관이 원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케네디 장관이 강력히 지지해온 간헐적 단식의 체중감량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단체 코크란이 발표한 최신 리뷰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은 일반적인 식단 조언이나 무개입과 비교할 때 체중감량, 삶의 질, 부작용 발생에서 "거의 또는 전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된 2000명 가까운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20여 개 이상의 연구를 포함했다. 연구진은 "편향 위험, 비일관성, 부정확성으로 인해 근거의 확실성이 매우 낮다"며 "더 강력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별도로 미국 의학 전문지 '내과 연보'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메디케어 가입자 3800만 명이 원격의료를 이용했다. 특히 정신건강 진료의 절반 가량이 원격의료로 이뤄졌다.
가상 진료를 받은 사람들은 대면 진료자보다 건강 상태가 나쁘고 신체적·인지적 제약이 크며 전반적인 의료 이용도가 높았다. 이는 원격의료가 중요한 생명줄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원격의료에 대한 메디케어 보장을 유지하는 의료개혁안이 지난달 하원을 통과했다. 상원도 곧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됐지만 STAT의 존 윌커슨 기자에 따르면 이민세관집행국(ICE) 예산을 둘러싼 논쟁으로 계획이 무산됐다.
한편 STAT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 부족 사태의 윤리적 딜레마를 다뤘다. 두 명의 의료윤리학자와 1년차 레지던트는 "다리가 부러져 고통받는 10대와 암으로 극심한 고통 속에 죽어가는 80세 노인 중 누가 진통제를 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정맥주사용 아편유사제 부족은 다르다"며 "공급이 취약해 부족 사태가 더 빈번하고 그 결과는 죽음이 아니라 심각하고 예방 가능한 고통"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