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와 케냐가 중국산 부품을 활용한 전기차 현지 조립을 본격화하며 아프리카 대륙의 친환경 대중교통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전기차 업체 사글레브(Saglev)는 중국 둥펑자동차가 공급하는 수입 부품을 활용해 18인승 전기 승합차 조립을 시작했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라고스에 본사를 둔 사글레브는 연간 최대 2500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향후 나이지리아와 서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17개 전기차 모델을 조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루 팔라예 사글레브 최고경영자는 "이는 나이지리아가 화석연료 없는 청정 교통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 승합차는 나이지리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대중교통용으로 현지 조립된 첫 전기차"라고 강조했다.

팔라예 최고경영자는 "이번 성과는 나이지리아에서 전기차 이동성이 실용적이고 확장 가능하며 도입 준비가 됐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사글레브는 나이지리아의 주요 자동차 유통업체인 스탤리언그룹과 중국 자동차 제조사 소콘모터의 합작법인이다. 이 회사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전기차 도입의 핵심 과제인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충전소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

케냐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자본이 투자한 라이던스아프리카는 최근 몸바사 소재 어소시에이티드비클어셈블러(AVA)와 246만 달러(약 35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중국 장쑤조이롱자동차와 베이징헨리자동차기술이 공급하는 부품으로 전기 택시와 미니버스를 현지 조립한다.

민난 유 라이던스아프리카 전무이사는 "우리는 이제 운영자에서 제조사로 과감하게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케냐에 뿌리를 둔 아프리카 전역을 위한 신에너지 이동성 회사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 중 하나인 케냐와 나이지리아는 연료비 절감과 배출가스 감축, 국내 제조 역량 구축을 위해 현지 전기차 조립을 주도하고 있다.

맷 로이드 AVA 전무이사는 "이번 파트너십은 케냐 최초의 전용 전기차 조립 라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케냐가 전기차를 대규모로 현지 조립할 역량과 능력을 갖췄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전기 승합차와 미니버스는 아프리카 전역의 대중교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도요타 하이에이스와 닛산 승합차 같은 일본 모델이 도로를 장악하며 승객과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비용은 최대 200킬로미터 주행에 평균 약 3달러인 반면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휘발유 비용은 15달러 이상이다.

데니스 와카바 케냐전기이동성협회 사무총장은 "전기 승합차 조립이 강력한 시장 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는 전기 승합차 비용이 높아 운영자들이 꺼렸지만 현지 조립 규모가 확대되면서 비용이 낮아져 더 많은 주문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활발한 전기 이동성 시장 중 하나다. 스타트업들이 버스와 승합차를 조립해 대중교통과 차량호출 서비스에 투입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시장에 진출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벨라이네키인데그룹(BKG)이 중국산 부품을 활용해 월 약 150대의 미니버스를 조립하고 있다.

전기차를 더욱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라이던스 같은 기업들은 운영자들이 비싼 초기 비용을 피할 수 있도록 주행거리 기반 요금제와 리스-투-오운(lease-to-own) 옵션을 도입하고 있다. 라이던스는 택시를 운전자에게 하루 약 18달러에 임대한다.

전기 승합차 조립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바시고-케냐비클매뉴팩처러는 전기차 운영자들에게 보증금을 요구한 뒤 주행 거리 1킬로미터당 약 20센트(약 285원)를 부과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신용 접근성이 제한적이고 신차를 일시불로 구매할 여력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아프리카 교통 운영자들의 금융 현실에 부합한다.

와카바 사무총장은 "이러한 혁신적인 금융 모델이 조립업체와 운영자 모두의 위험을 완화해 차량을 더 빨리 도로에 투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아프리카 교통 시스템에서 전기 승합차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모빌리티얼라이언스의 최신 수치에 따르면 아프리카에는 수백만 대의 휘발유·디젤 차량 대비 전기차가 약 3만 대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대륙은 지난해 총 110만 대의 차량만 생산했으며 그중 90퍼센트가 모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