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중재로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4주년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점령지 영토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 대표단이 스위스에 도착했다고 밝혔으며,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도 러시아 대표단이 현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틀간 진행될 예정인 회담은 현지시간 오후에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관계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양측 대표단과 만나 러시아 점령지 우크라이나 영토의 미래에 대해 힘겨운 논의를 벌일 전망이다. 러시아 측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통제권 양도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제네바 회담에서는 세 나라의 군 지도부가 정전 감시가 어떻게 작동할지, 그리고 이를 이행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아부다비에서 열린 회담에서는 군 지도자들이 비무장지대를 어떻게 배치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각국 군대가 어떻게 서로 소통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 바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미국이 6월을 협상 타결 마감일로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영토 문제에서 양측이 입장을 굽힐 기미를 보이지 않아 이번 협상에서 어떤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는 낮은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약 1250㎞에 달하는 전선에서 러시아의 대규모 병력과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은 반복적으로 전력망을 파괴하고 가옥을 파괴하는 러시아의 공습을 견디고 있다.

러시아가 점령하거나 여전히 탐내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에 대한 처리 문제가 회담의 핵심 의제다. 또한 러시아의 재침공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안전 보장을 포함한 전후 안보 보장에 대한 키이우의 요구도 주요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네바 회담을 "큰 협상"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는 17일 밤 플로리다 자택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는 협상 테이블에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발언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언급한 것인지는 즉각 명확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파괴적인 공격을 끝내기 위한 희망으로 협상에 전념하고 참여해 왔다.

미국 유럽군 사령관이자 나토군 사령관인 알렉서스 그린케비치 장군과 댄 드리스콜 미국 육군장관이 미군을 대표해 제네바 회담에 참석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마틴 오도넬 대령이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전날 밤 장거리 드론 약 400대와 각종 미사일 29발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12개 지역을 공격했으며, 어린이를 포함해 9명이 부상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혔다.

젤렌스키는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수만 명의 주민들이 난방과 수돗물 없이 지내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모스크바가 끊임없는 공격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러한 공격이 미국의 평화 추진을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17일 밤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이런 악행이 더 많이 나올수록, 모두가 그들과 어떤 합의에 도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파트너들, 특히 미국이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우리는 무조건적이고 장기적인 정전 제안을 시작으로 미국의 모든 현실적인 제안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AP통신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군 수뇌부는 평화협정 이후 정전 감시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을지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초 아부다비에서 열린 회담에서는 분쟁지역에 비무장지대를 어떻게 설치할 수 있는지, 그리고 모든 측의 군대가 어떻게 연락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부다비에서 2차 회담이 끝난 후 각국 대표단 구성원들은 회담이 "꽤 좋았다"고 생각했으며, 평화는 "모두가 그것에 동의하기만 하면"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2차 아부다비 회담 이후 미국은 러시아와 직접 군사 통신을 재개했으며, 그린케비치 유럽 미군·나토군 사령관이 러시아군 총사령관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장군과 고위급 대화를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린케비치 장군은 17일 독일에서 스위스에 도착했다.

제네바에서는 우크라이나 평화협상과 함께 미국 관리들이 이란과도 간접 대화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