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필리핀에 첨단 미사일 시스템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활동'을 규탄했다.

미국과 필리핀 양측은 14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올해 구체적인 국방·안보 계획을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양국은 "필리핀에 미국의 첨단 미사일과 무인체계 배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항행의 자유와 비행의 자유, 방해받지 않는 합법적 상업 활동 및 모든 국가를 위한 해양의 합법적 사용 보존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적이고 강압적이며 공격적이고 기만적인 활동을 규탄했으며, 이러한 활동이 역내 평화와 안정,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 지역의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13일 마닐라에서 열린 미국·필리핀 연례 회담에서 나왔다. 양국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안보·정치·경제 협력 확대와 역내 안보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지난 2024년 필리핀 북부에 배치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과 지난해 배치된 대함 미사일 발사대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명해 왔다. 중국은 이들 무기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며 역내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필리핀에 미사일 발사대 철수를 요구했지만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비롯한 필리핀 관계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조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 대사는 13일 회담에 참석한 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필리핀 국방 관계자들이 올해 '업그레이드된' 유형의 미국 미사일 발사대 배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향후 이러한 시스템을 자체 구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로무알데스 대사는 "매우 정교한 시스템으로 장기적으로 우리가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여기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육군이 2024년 4월 필리핀 북부 루손 지역에 배치한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과 지난해 4월 루손에 배치한 대함 미사일 발사대 '해군 해병대 원정 선박 저지 시스템'은 현재까지 필리핀에 남아 있다고 로무알데스 대사는 전했다.

합동 훈련 기간 동안 미군은 필리핀군에게 이들 미사일 시스템의 능력과 사용법을 숙지시키기 위해 무기 체계를 시연해 왔다고 군 관계자들은 밝혔다.

로무알데스 대사는 미국의 미사일 배치가 어떤 국가를 적대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전히 억제를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어떤 형태의 공격성을 보일 때마다 이런 유형의 무기를 보유하려는 우리의 결의만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지상 기반 무기인 타이폰 미사일 발사대는 스탠더드 미사일-6과 토마호크 지상 공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16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어 필리핀 북부 루손 지역에서 중국을 사정권 내에 둘 수 있다.

지난해 미 해병대는 대함 미사일 발사대인 해군 해병대 원정 선박 저지 시스템을 필리핀 최북단 바타네스주의 바탄섬에 배치했다. 이 섬은 대만 바로 남쪽의 바시해협과 마주하고 있다.

바시해협은 미국과 중국 군대가 전략적 통제권 확보를 위해 경쟁하는 중요한 무역 및 군사 통로다.

남중국해에서는 최근 몇 년간 중국과 필리핀 해안경비대 간 충돌이 급증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도 이 영유권 분쟁에 연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