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협상을 가졌다. 4년째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의 중재 노력의 일환이지만 이전 두 차례 회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는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이 분쟁의 중재자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이 중재한 지난 두 차례 회담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 소셜미디어에 "제네바 3자 회담을 앞두고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계속 공격하라는 명령만 받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가 외교적 노력을 어떻게 여기는지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충분한 압박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명확한 안보 보장이 있어야만 이 전쟁을 현실적으로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광범위한 영토 및 정치적 요구에서 타협할 의지가 없으며 전투를 계속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언론 출입이 통제됐다. 앞서 올해 아부다비에서 두 차례 회담이 열린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팀이 16일 제네바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표단 소식통은 17일 이른 시간 스위스에 도착했다고 확인했다.

전투는 하루 밤 사이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러시아는 150대 이상의 드론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 당국은 드론 공격으로 건물이 파손되고 최소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치명적인 분쟁으로 확대됐다. 수십만 명이 사망했고 수백만 명이 우크라이나에서 강제로 피난을 떠났다.

러시아는 2014년 점령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점령하고 있다. 모스크바가 지원하는 분리주의자들이 2022년 침공 이전에 장악한 지역도 포함된다.

러시아는 평화 협정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전략적으로 요새화된 광범위한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키이우는 정치적·군사적으로 민감한 이 요구를 거부했다. 대신 러시아와의 어떤 제안에도 합의하기 전에 서방으로부터 강력한 안보 보장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상당한 전장 성과를 거뒀다. 전쟁연구소(ISW) 데이터를 분석한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201㎢(78평방마일)를 탈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ISW는 러시아군이 스타링크에 접속할 수 없어 통신이 두절된 점을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토 회복은 주로 자포리자 시에서 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지역에 집중됐다. 이 지역은 지난 여름 이후 러시아군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던 곳이다.

중부에 위치한 이 지역에는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있으며, 현재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다. 이는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이다.

제네바 회담을 위해 크렘린궁은 민족주의 성향의 강경파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전 문화부 장관을 수석 협상가로 재기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은 AFP 등 기자들에게 "이번에는 영토와 기타 요구사항과 관련된 핵심 사안에 초점을 맞춰 더 광범위한 의제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인사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