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의 한 번화가에서 데자, 지원, 뮤, 니스카, 펠린이 줄지어 서 있다. 이들은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전방을 응시한다. 샐러드 전문점 구스토의 직원들은 이들을 주목한다. 한 직원은 "우리가 감시당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는 언제든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 기숙사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의 야식이나 금융가 직장인들의 스시 저녁을 픽업해 배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평범한 배달원이 아닌 기계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음식 배달 로봇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분노와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틀랜타는 미국에서 배달 로봇이 가장 활발히 운영되는 도시 중 하나다. 조지아공대 캠퍼스를 중심으로 수십 대의 배달 로봇이 24시간 가동된다.

로봇들은 보도를 따라 이동하며 음식점에서 주문을 픽업한 뒤 고객에게 직접 배달한다. 고객은 스마트폰 앱으로 로봇의 위치를 추적하고, 도착하면 코드를 입력해 음식을 꺼낸다.

한 대학생은 "밤늦게 기숙사에서 나가지 않고도 음식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로봇은 인건비를 절감하고 배달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로봇 배달이 확산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보도를 점유하는 로봇들이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로봇을 고의로 공격하거나 파손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로봇을 발로 차거나 넘어뜨리고, 낙서를 하는 등 '로봇 괴롭히기'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배달 시스템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시민들의 인식 개선과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내 배달 로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십 테크놀로지스, 키위봇 등 주요 업체들은 대학 캠퍼스와 도심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들도 배달 로봇 운영을 허용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 배달 로봇이 미국 주요 도시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