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자국 방산업체에 우선 지출하는 정책에 대해 "실용적" 태도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0년간 유지해온 회의적 입장에서 벗어나 유럽의 자체 방위력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기조 전환이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 부대행사에서 "각국이 국방비로 GDP의 3.5%나 5%를 쓴다면, 그 생산의 상당 부분을 현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콜비 차관은 "그렇지 않으면 독일이나 폴란드 국민들이 '왜 우리는 대서양 건너로만 돈을 보내야 하느냐'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30년간 유럽 제조업체를 우선하고 미국 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방산 정책에 회의적이거나 반대해왔다.
콜비 차관은 "지금은 태도가 달라졌다"며 동맹국들이 자국 안보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 미국의 근본적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브뤼셀에서 열린 NATO 회의에서 "유럽이 재래식 방어에 대한 주요 부담을 져야 한다"며 미국은 "의존관계가 아닌 파트너십"을 원한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에 따르면 미국은 핵억지력을 계속 제공하고, "보다 제한적이고 집중적인 방식으로" NATO 방어에 기여하는 재래식 능력을 제공할 것이다. 그는 미국의 초점을 유럽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지해온 인물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0~2024년 기간 유럽은 미국 무기 수출의 35%를 차지했다. 유럽 NATO 회원국들의 무기 수입은 이 기간 이전 4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미국이 2020~2024년 유럽 무기 수입의 64%를 공급했다.
콜비 차관은 뮌헨에서 "미국은 방산 기반을 키우려 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산 장비 수요가 "막대하고" 지속될 것이며, 미국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시도하고 영향력과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실용적인 대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미국이 유럽에 자체 방위에 대한 더 많은 책임을 촉구하면서 "전반적인 태도가 달라졌다"며 유럽연합(EU)이 방위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방위 분야 개입을 강화했다. 1500억 유로(약 217조원) 규모의 공동 방산 조달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부품 비용의 최소 65%를 유럽·캐나다·우크라이나에서 조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콜비 차관은 "대규모 재정 조치가 이뤄진다면, 그 중 일부가 EU를 통해 갈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며 "우리는 그것과 함께 협력할 것이다. 그것은 유럽이 결정할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이 의존이 아닌 파트너십이라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EU 회원국들은 2025년 방위비로 3810억 유로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5년 전보다 63% 증가한 수치라고 EU 데이터는 보여준다.
콜비 차관은 14일 뮌헨안보회의 별도 패널에서 현대 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것처럼 "생산의 전쟁"이 될 것이며, 이는 미국과 동맹국을 위해 생산할 수 있는 방산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국들이 방산 기반을 키우는 것을 매우 지지하며, 이것이 우리를 장기적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이것이 안정뿐 아니라 억지와 방어를 위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NATO 동맹국들은 지난해 헤이그에서 2035년까지 방위비를 GDP의 5%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 중 3.5%는 '핵심 방위'에 사용된다.
스페인은 유일하게 5% 목표를 거부한 동맹국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뮌헨에서 그 수준의 지출이 "결국" 유럽을 미국 방산업에 더 의존하게 만들 것이라며 낮은 지출로도 NATO 능력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산체스와 함께한 대서양 안보 패널에서 이에 반박하며 자국은 "안보 소비자가 아닌 안보 제공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핀란드가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NATO 방위비가 5%로 올라갈 때, 미국이 우리에게 자체 방위에 대한 더 많은 책임을 지라고 요청할 때, 핀란드인으로서 나는 실제로 그것에 상당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2035년까지 3.5% 지출 달성이 너무 늦을 수 있다며 2030년에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에 따르면 현재 NATO 능력 목표는 극북과 북극 지역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 필요한 능력의 상당수는 아직 생산되지 않았으며, 미국과 유럽의 생산라인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에 실제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