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이 더 이상 효율과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생존의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왕립지리학회와 공동 주최한 2025년 학생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을 통해 국제 무역 정책이 상호 이익 추구에서 전략적 생존 게임으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관세, 수출 금지, 공급망 규제가 새로운 권력의 언어가 됐다. 중국, 브라질, 영국 사례는 무역이 어떻게 생존 전략으로 바뀌었는지 보여준다.

중국의 경제적 위상은 여전히 글로벌 시스템의 중심이지만, 양상이 달라졌다.

지난해 9월 말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로 떨어졌다. 이는 6개월 연속 기준선인 50 아래로, 제조업 위축을 의미한다. 공장 부문은 6년 만에 가장 긴 침체를 겪었다.

원인은 비효율이 아니라 정치였다. 미국의 관세 부과, 반도체 금지 조치, 워싱턴이 시장 접근 규칙을 정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하지만 베이징은 단순히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무역 의존도를 억지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기술 기업들을 수출 규제 대상에 추가하자,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등 희토류 수출 제한을 조용히 확대했다. 이들 금속은 서방 산업에 필수적이다.

FT는 "서방을 향한 함정"이라고 표현했다. 다른 국가들이 중국을 압박할수록, 중국은 희소성을 통해 더 많은 통제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한 결정은 자신감과 야망을 보여준다. 과거 규칙에 숨는 대신 미래 규칙을 쓰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6월 수출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거친 우회 수출로 잠시 증가했지만, 이런 민첩성도 깊은 압박을 숨길 수는 없었다.

브라질은 타국 간 무역 전쟁의 수혜자로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베이징은 대두, 쇠고기, 철광석 공급처를 바꿨고 브라질이 그 공백을 메웠다. 한때 횡재처럼 보였다. 기록적인 수출, 헤알화 강세,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호황은 짧았다. 이후 워싱턴이 브라질산 금속과 농산물에 관세를 부과하자 상황이 하루아침에 반전됐다.

브라질의 경험은 파생 수요의 교과서 사례가 됐다. 타국 간 분쟁에 따라 운명이 오르내린 것이다.

통계 뒤에는 지속적인 딜레마가 있다. 원자재 의존도는 브라질을 가격 충격에 노출시키고 산업 다각화를 방해한다. 이는 수십 년 전 라울 프레비시가 라틴아메리카에 경고했던 바로 그 취약성이다.

브라질이 이런 호황기 수익을 제조업이나 녹색 기술에 투자하지 않는 한, 단기 번영 후 외부 충격이 반복되는 오래된 패턴을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

영국은 오래된 동맹과 새로운 현실 사이에서 어색하게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인도와의 무역협정은 상품과 서비스의 90% 이상을 포괄하며 브렉시트 이후 외교의 첫 실질적 성공일 것이다.

FT에 따르면 이 협정은 2040년까지 영국의 대인도 수출을 60% 늘릴 수 있다. 먼 목표지만 정치적으로는 가치가 있다. '글로벌 브리튼'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세부 내용은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영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인도의 단계적 관세 인하에 실망감을 표했다. 영국산 전기차 수출은 수년간 경쟁력이 없을 것이다. 상징적 접근은 실질적 이익보다 빨리 왔다. 이는 2016년 브렉시트 이후 익숙한 패턴이다.

동시에 브뤼셀은 값싼 중국산 철강에 대해 트럼프 스타일의 탄소국경세를 준비하고 있다. 유럽 공급망과 깊이 연결된 영국에는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는 셈이 될 수 있다.

영국 정부의 불안은 국내 철강 보조금, 새로운 녹색 에너지 리베이트, '프렌드쇼어링' 논의 등 작지만 분명한 조치들에서 드러난다. 영국은 개방성을 유지하면서도 두 최대 시장이 내부로 돌아서는 것으로부터 조용히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무역 정책은 이제 국내 정치로 번지고 있다. 수입 경쟁으로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들과 식품이나 에너지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유권자들은 델리나 브뤼셀의 외교관들과 같은 이야기에 묶여 있다. 경제 지리와 선거 지리가 합쳐지고 있다.

대륙을 가로질러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FT는 최근 유럽연합(EU) 철강 제조업체들이 "붕괴를 막기 위해 관세를 간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베이징, 델리는 각자의 수출 통제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고립된 행위가 아니라 피드백 루프다. 한 강대국이 더 세게 조이면 다른 국가들이 따라간다. 세계는 효율성에서 복원력으로, 그리고 종종 더 높은 비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함의는 명확하다. 공급망이 짧아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기업들이 전문화 대신 생산을 중복하면서 혁신이 둔화되며, 자본이 풍부한 경제가 노동 집약적 경제보다 빠르게 적응하면서 불평등이 확대된다.

이 새로운 질서의 승자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크고 다양한 경제인 중국, 미국, EU다. 패자는 외부 수요나 수입 투입물에 의존하는 국가들이다. 브라질은 위험 지대에 있고, 영국은 불안정한 중간 지대에 있다.

무역은 한때 상호의존의 엔진이었다. 2025년, 무역은 체스판처럼 느껴진다. 모든 관세가 오프닝 수다.

"무역의 무기화가 세계 경제를 분열시킬 위험이 있다"는 FT의 견해는 2000년대 초 낙관론 이후 급진적 변화를 보여준다.

2025년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일 수 있다. 누가 가장 저렴하게 생산하느냐보다 누가 가장 오래 버티느냐로 정의되는 시대 말이다.

중국은 통제력과 규모에, 브라질은 파생 수요에, 영국은 외교적 즉흥 대응에 의존한다.

이들을 묶는 것은 이념이 아니라 불안이다. 한때 신뢰의 상징이었던 무역은 이제 신경전의 시험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