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리올림픽 조정 남자 싱글스컬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 3회 우승자인 올리버 자이들러(독일)가 올림픽 준비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동시에 소화한 경험을 공개했다.
자이들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스위스 IMD에서 MBA를 마치면서 2025년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7살 때 수영을 시작해 매일 훈련했지만 2014년 유럽주니어선수권 출전 후 2016년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20살에 은퇴를 결심했다. 이후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입사해 회계와 세무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가족의 조정 유산이 그를 다시 물 위로 이끌었다. 자이들러는 "아버지의 누나는 1980년대 동독 올림픽 챔피언이었고, 어머니 쪽 할아버지는 1972년 서독 조타수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며 "아버지에게 조정을 배우자고 했고, 1년 반 만에 2018년 세계조정컵에서 동메달을 땄다"고 말했다.
조정 선수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해외에서 풀타임으로 MBA를 공부하는 것이었다.
자이들러는 "딜로이트에서 회계와 세무 전문가가 됐지만, MBA를 통해 조직을 실제로 만들어가고 좀 더 전략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문을 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IMD를 선택했다. 소수 정예의 다양한 학생 구성과 실무 중심 교육이 결정적 이유였다.
자이들러는 "IMD는 임원 교육 전문 학교로 유명한데, MBA 수업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현직 경영진과 대화하며 실제 문제를 수업에 가져온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로잔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감동도 잊지 못한다. 그는 "기차역 이름 아래 올림픽 오륜기와 함께 '올림픽의 수도'라고 쓰여 있었다"며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모든 별이 정렬된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MBA 과정은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자이들러는 당초 2025년을 조정 휴식년으로 계획했지만, 실제로는 학업과 훈련을 병행했다.
그는 "첫 달은 특히 강도가 높았다"며 "캠퍼스 출석이 필수였고 수업에 늦으면 감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매일 아침 약 1시간씩 훈련 시간을 확보했다. 저녁에는 그룹 과제와 디브리핑이 이어졌다. 자이들러는 "저녁 시간이 비는 날은 거의 없었다"며 "가능할 때마다 호수에 나갔지만 물살이 거칠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MBA 과정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싱가포르에서 한 달간 진행된 인공지능(AI) 산업 연구였다.
자이들러는 "IMD는 싱가포르에 작은 캠퍼스가 있는데, 많은 기업을 방문하며 싱가포르 생태계를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이 정말 멋졌다"고 평가했다.
가장 좋아한 과목은 학장이 직접 가르친 전략 수업이었다. 매 세션 마지막에 케이스 스터디의 실제 주인공들을 팀즈 화상통화나 대면으로 만나 해결책을 논의한 뒤,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들을 수 있었다.
자이들러는 "재무 수업도 인상적이었다"며 "교수들이 회계와 마케팅 솔루션을 결합해 재무 문제를 해결하는 실습을 진행하면서 다소 건조할 수 있는 주제를 생생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78명의 소규모 코호트는 평생 친구를 만드는 기회가 됐다. 일부 동료들은 숙소를 함께 쓰기도 했고, 몇몇은 그의 훈련 세션에도 참여하며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권유했지만, 자이들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조정을 여전히 사랑하고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특히 올림픽 챔피언으로서 브랜드 가치를 성공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지금 은퇴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강연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자이들러는 "다음에 무엇을 하든 프로 스포츠 선수의 관점에서 시작하고 싶고, MBA 덕분에 이를 달성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딜로이트 커리어와 병행하며 강연 사업을 키워 조정에서의 성취로 의미 있는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