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팀이 멸종된 종을 포함한 하와이 꿀먹이새 전체의 유전적 관계를 규명한 최초의 '가계도'를 완성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보존생물학연구소(NZCBI)와 국립자연사박물관 과학자들은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인들이 하와이 제도에 도착한 1778년 이후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진 모든 꿀먹이새 종을 대상으로 했다.

하와이 꿀먹이새는 단일 조상에서 60종 이상으로 빠르게 분화해 '적응방산'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는 서식지 파괴, 외래 질병 등으로 17종만 남아 대부분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연구팀은 현존하는 17종과 멸종된 18종, 화석으로만 알려진 2종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들의 진화 관계를 밝혔다. 그 결과 약 250만~350만년 전 하와이 오아후섬이 형성될 무렵 '폭발적인 종 분화'가 일어났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시기 새로운 섬이 나타나면서 꿀먹이새들이 비어있는 서식지를 차지하고 여러 개체군으로 나뉘는 과정에서 급격한 다양화가 촉진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서로 다른 종인 '오우'와 '라나이 훅빌' 사이의 유전적 혼합(이종교배)이 있었으며, '아마키히'라 불리는 근연종 그룹은 현재도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책임 저자인 마이클 캄파나 NZCBI 유전체학자는 "꿀먹이새의 진화에서 이종교배가 한 역할을 더 잘 이해하게 됐지만, 이전에 알던 것보다 더 많은 꿀먹이새 계통을 잃었다는 사실도 보여줘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박물관에 보관된 표본의 가치를 재확인시켰다. 연구팀은 미국과 유럽 박물관의 멸종 및 현존 종 표본에서 최소 침습 기법으로 유전자를 채취했다. 헬렌 제임스 국립자연사박물관 조류 큐레이터는 "오래된 박물관 표본의 작은 피부 조각에서 엄청난 양의 유전 데이터를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조류 폭스 바이러스, 조류 말라리아 등 꿀먹이새 개체 수를 급감시킨 외래 질병의 영향과 진화 과정을 연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