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분의 1초보다 짧은 시간에 빛의 경로를 바꾸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h)가 주도하고 UC버클리, 텔아비브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74펨토초(1000조분의 74초) 만에 빛의 방향을 조종하는 '메타표면'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빛의 파장보다 작은 실리콘 나노 구조물로 덮인 초박막 광학 표면인 메타표면이다. 이 표면에 짧은 레이저 펄스를 쏘면 실리콘의 광학적 특성이 아주 짧은 순간 변하게 된다.

연구팀은 정교하게 설계된 나노 구조를 이용해 이 미약한 효과를 증폭시켜, 거울이나 렌즈 같은 기계 부품 없이 다른 빛줄기를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에서 연구팀은 빛의 경로를 양방향으로 최대 13도까지 꺾었으며, 레이저 펄스의 공간 패턴을 바꿔 빛의 모양을 재구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는 하나의 장치로 다양한 광학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클라우디오 하일 박사는 "조명 패턴을 바꿔 장치가 빛을 조종하고 형성하는 방식을 재구성할 수 있으며, 이를 초고속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향후 광컴퓨팅, 통신, 고속 이미징, 센서, 양자 기술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통신 및 컴퓨팅 시스템은 빛에 담긴 정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 처리하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일부 작업을 광학적으로 직접 수행해 변환 과정을 줄일 수 있다.

리오르 미카엘리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근본적인 기술 시연 단계"라면서도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강화해 제어, 감지, 정보 처리 도구로 전환할 수 있는 더 큰 기회를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