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겨울이 따뜻해져도 안정적으로 복숭아를 수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복숭아 품종의 '저온 요구량'을 95%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DNA 마커가 개발됐다.

중국 장쑤성 농업과학원 과수연구소와 난징농업대학 공동 연구팀은 복숭아의 저온 요구량을 예측하는 DNA 기반 마커를 개발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원예 연구'(Horticulture Research)에 게재됐다.

복숭아나무는 겨울철 일정 시간 이상 저온에 노출되어야만 봄에 정상적으로 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이를 저온 요구량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복숭아나무가 저온 요구량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개화가 불규칙해지고 수확량이 급감하는 등 전 세계 복숭아 재배 농가가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213종의 다양한 복숭아 품종 유전체를 분석해 저온 요구량과 관련된 핵심 DNA 영역을 찾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특정 품종이 저온 요구량이 낮은지 높은지를 판별할 수 있는 2개의 고효율 DNA 마커(KASP)를 개발했다.

이 마커들을 함께 사용하면 저온 요구량이 300시간 미만인 '저온 품종'을 95.5%의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다. 반면 저온 요구량이 높은 품종을 저온 품종으로 잘못 판단할 확률은 6.5%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마커를 통해 육종가들은 수년간의 재배 시험 없이 DNA 분석만으로 기후에 맞는 품종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뜻한 겨울을 겪는 지역의 육종가들이 기후 적응형 복숭아를 개발하는 데 실질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복숭아 품종 육종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된 유전자들은 식물의 동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