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국내 최대 반군 조직인 민족해방군(ELN)의 마약 밀매 연루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 제안을 수용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검증 기관은 과학적이고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며 조사 결과를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ELN 지도자 안토니오 가르시아가 지난 1월 20일 공개한 영상에서 나왔다. 가르시아는 영상에서 "ELN은 마약 밀매와 무관하다"며 "반군이 코카인 거래업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지만 마약 밀매 경로나 코카인 제조 시설을 운영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반군의 주장을 검증하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와 함께 반군이 북동부 카타툼보 지역의 코카 작물 대체 노력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그동안 ELN이 마약 거래로 이익을 얻고 있다며 반군 지도부를 "게릴라 전사로 위장한 마약 밀매업자"라고 비난해 왔다. 반군의 마약 밀매 연루 의혹은 페트로 행정부 출범 첫 2년간 평화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양측의 평화협상은 지난해 ELN이 카타툼보에서 대규모 공세를 벌이면서 완전히 결렬됐다. 당시 수십 명이 사망하고 5만여 명이 집을 떠나야 했다.
ELN은 지난 1월 협상 재개를 위한 '국가 협약' 추진 의사를 정부에 제시했다. 하지만 페트로 대통령은 반군이 마약 밀매를 포기할 때만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1960년대 초 창설된 ELN은 콜롬비아와 인접국 베네수엘라에 약 5천 명의 전투원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고 해산한 반군 조직 콜롬비아혁명군(FARC)이 남긴 권력 공백을 메우면서 ELN의 베네수엘라 국경 지역 농촌 장악력은 최근 몇 년간 강화됐다.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군사 지원을 받아 ELN을 공격할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