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이민 당국에 구금된 아버지의 석방을 호소하던 미국 시카고의 10대 소녀가 희귀암 투병 끝에 숨졌다.
루벤 토레스 말도나도의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그의 딸 오펠리아 지젤 토레스 이달고(16세)가 6일(현지시간) 4기 폐포 횡문근육종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오펠리아는 지난해 12월 공격적인 연조직 암 진단을 받고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받아왔다.
시카고 이민 판사는 오펠리아가 사망하기 3일 전 그녀의 아버지 토레스 말도나도에 대해 추방 취소를 조건부 승인했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판사는 그의 추방이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들에게 초래할 고통을 이유로 들었다.
이번 판결로 토레스 말도나도는 합법적 영주권자가 되고 궁극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펠리아는 지난주 열린 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칼만 레스닉 변호인은 "오펠리아는 이민세관단속국의 아버지 구금과 추방 위협 앞에서 영웅적이고 용감했다"며 "그녀가 우리 모두에게 마지막 숨까지 용기 있게 옳은 일을 위해 싸우는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화가이자 주택 수리공인 토레스 말도나도는 지난해 10월 18일 시카고 외곽의 한 홈디포 매장에서 구금됐다. 당시 이 지역은 9월 초 시작된 '미드웨이 블리츠 작전'이라는 대규모 이민 단속의 중심지였다.
오펠리아는 지난해 10월 가족을 위해 만들어진 모금 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에 출연했다.
휠체어에 앉은 그녀는 "제 아버지는 다른 많은 아버지들처럼 가족을 생각하며 이른 아침 일어나 불평 없이 일하러 가는 성실한 사람"이라며 "단지 여기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실한 이민자 가족들이 표적이 되는 것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10월 아버지의 청문회에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다.
가족 측 변호인들은 당시 판사에게 오펠리아가 가족과 친구들을 보기 위해 아버지 체포 하루 전 병원에서 퇴원했다고 전했다. 변호인들은 오펠리아가 "스트레스와 혼란 때문에" 치료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판사는 10월 그의 구금이 불법이며 토레스 말도나도의 적법 절차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뒤 보석 청문회를 명령했다.
판사는 이후 토레스 말도나도의 범죄 기록 부재를 이유로 2천 달러(약 290만 원) 보석금으로 석방을 허가했다.
변호인들은 토레스 말도나도가 2003년 미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그와 동거인 산디벨 이달고는 어린 아들도 두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그가 수년간 미국에 불법 체류했으며 유효한 면허증 없는 운전, 보험 미가입 운전, 과속 등 교통 위반 전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례식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